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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이슈

초보운전인 아내가 친구들 만난다고 비싼 "벤츠"를 렌트해서 집에 오는 썰

by 타이탄의도구 2022.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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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5년차다. 애 하나 있고 마누라는 나이 서른 둘이다.

 

나는 좋소 과장 달고 일하는 출근충이고 마누라는 전업주부.

 

1년 전에 있었던 일 그대로 썰 풀어봄.

 

안그래도 무슨 키스데이인가 뭔가하는 옘병 생전 처음 들어보는 날 안챙겨줬다고 삐짐.

 

원래 자기 생각으로는 패밀리 레스토랑가서 존나 10만원치먹고 백화점 한바퀴 돌고 집에 오는걸 바랐는데, 나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칼국수 먹으러 가자고 했거든.

 

존나 키스데이라는거 상상도 못했는데 마누라 주둥아리가 핑구마냥 쭉 튀어나오는게 직감적으로 아 이거 뭐가 있다. 느끼고 오늘 무슨 날 이냐고 물어봤다.

 

이미 칼국수 먹고 집으로 오는 길이라서 애슐리 다시 가기도 그렇고 대신 마누라가 말일에 나이 서른 쳐 먹은 지 친구들이랑 같이 파자마 파티 하는데 갔다와도 되겠냐고 하더라.

 

솔직히 애 둘 딸린 여자도 있는 마누라 친구들이 아직까지 20대 시절 생각하고 클럽 다니고 싶다고 하는거 진짜 마음에 안들었지만 이미 핑구 주둥아리가 나와버렸기에 어쩔 수 없이 가라고 했다.

 

근데 문제는

"오빠 근데 나 차 타야 되는데"

 

"차는 무슨 차? 택시 타."

 

"아니 팬션에서 파티하는데 각자 자기 차 끌고 오기로 했거든."

 

뭔 소린지 몰라서 좀 알아듣게 이야기 하라고 했더니 지 친구 미선인가 뭔가하는 년 페이스북 사진 보여주면서 자기도 차가 꼭 있어야 된다는 거임.

 

그래서 내가 출근할 때 쓰는 07년식 투싼 타고 가라고 했더니 죽어도 이 똥차는 못타겠단다.

 

자기 친구들 다 모이는 자리인데 이런거 타고 가면 무시 당한다고 차 렌트해서 가고 싶다더라.

 

14만 킬로 타도 존나 아무 문제 없는 투싼이 어때서 X발.

 

부들거리며 참으면서 우리 그럴 형편 아니라고. 대출 상환해야 될 것도 있고 아직 그렇게 여유로운거 아니라고 하니까

 

미친 닭똥같은 눈물 줄줄 흘리면서 하는 소리가 가관임.

 

"미선이는 외제차 타고 오는데 친구끼리도 급이 맞아야 같이 놀지. 오빠는 맨날 돈 없다는 소리만 하고... 결혼할 때 했던 말 전부가 다 거짓말이고... 다른 친구들 다 놀러다니는데 나만 혼자 집에서 설거지나 하고 이게 뭐야."

 

그거 듣고 있자니 속에서 천불이 일어서 도저히 맨정신으로 운전을 못 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애초에 전업주부 한다고 식 올리자 마자 중소기업 경리 때려치우고 방구석에 드러누운게 누군데.

 

무슨 애국열사 한일 합방이라고 당한 것처럼 울어재끼던 마눌년 징징거리는거 듣기 싫어서 

"아 알았다고. 렌트해서 가라."고 말했다.

 

언제 한 번 미선이 이 X발년 모가지를 꺽어버리던가 해야지 대체 왜 서로 가정있는 사람끼리 바람을 불어서 날 이렇게 못 살게 구는지.

 

상판떼기도 꼭 누가 토해놓은 해물 파전같이 생긴X이 무슨 재주로 돈 많은 호구새끼를 잡았는 지는 아직도 이해할 수 없는 미스터리임.

 

차 렌트 하라는 소리를 들어놓고도 마눌년은 이번엔 또 자기한테 신경질낸다고.. 너무 빠르게 운전해서 무섭다고 계속 울먹거리더라.

 

내가 시발 이래서 담배를 못 끊지. 6천원, 7천원 아무리 올려봐라 이 꼬라지로 사는데 끊을 수가 있나.

 

통장 잔고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벌떡 깨겠던데 대체 뭘 믿고 이러는지... 렌트카 같이 가서 정하자는 내 말을 쿨하게 쌩까고 마눌년은 지 혼자 차를 한대 끌고 왔는데 그게 메르세데스 CLS 클래스였음.

 

무슨 미친 렌트카에 CLS가 왜 있냐고 ㅅ발.

 

그리고 그걸 죶도 아무것도 없는 사람한테 왜 렌트해주는지.

 

적당히 국산 세단 중에서 하나 골라서 그래도 기는 안죽이려고 했는데 그냥 존나 젤 쎈걸 지가 골라서 온거임.

 

아마 그 렌트카에서 지금 굴릴 수 있는 제일 바싼 차 달라고 한게 분명하지 싶다.

 

진짜 그 자리에서 마누라고 나발이고 머리카락 다 뽑아버리고 싶을 정도로 얼척이 없었는데 기스라도 내면 월급이 사라지는 고가의 차를 무슨 배짱으로 렌트를 한 것인지.

 

그렇다고 대놓고 말을 못하겠고 그냥 담배만 푹푹피면서 아파트 주차장 앞에 세워진 그 지랄맞게 비싼 외제차를 보고 있었음.

 

마눌년 싱글벙글하면서 한다는 소리가.

 

"오빠 나 운전하는 법 가르쳐 줘."

 

"너 면허 있잖아."

 

"나 오토 면허인데."

 

뭔 내년에 나이 서른 둘 되는 년이 어떻게 이럴수가 있는지.

 

운전은 내 차로 하자고 했는데, 그건 또 싫단다.

 

자기 차로 연습하고 싶단다.

 

진짜 미치고 팔짝 뛸 노릇.

 

예전에 마눌년이랑 결혼하기 전에 연애하던 하던 때에 한번 내 차를 몰게 해줬었는데 마트 간다고 몰고 나가서 전방주차를 한답시고 주차해놓은 차에 처박고 도망친 전과가 있는 년임.

 

어느날 갑자기 경찰이 날 찾길래 뺑소니로 신고가 됐다고 해서 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이 시부랄 차를 들이박아놓고 도망친데다 나한테 이야기도 안 해줬더라...

 

하 그거 생각하면 아직도 얼척이 없음.

 

"몰랐어요."

 

무슨 무적의 단어도 아니고 당당하게 이 소리를 쳐하는데 진심으로 손절할까 생각했지만 천성이 나쁜 애는 아니라 생각해서 끝까지 데리고 있었던게 인생 최악의 실수였다.

 

절대 어디 박지 말고 만약에 저번처럼 박더라도 튀지말고 바로 오빠한테 전화하라고 했는데 마눌년 눈 찢어지면서

 

"왜 맨날 다 끝난 일을 얘기 하는데?"하고 기분 팍 다운됨.

 

핑구 주둥아리가 도 튀어나오려 하길래 급하게 오만원권 몇 장 뽑아서 주머니에 넣어주면서 파티 가서 입을 파자마나 사라고 하니까 주둥아리가 튀어나왔다 들어갔다 움찔거리더니

 

결국 쏙 들어가는게 아주 그냥 어휴 ㅅ발..

 

일단 그래도 가르쳐 달라고 하니까 가르쳐는 줘야지.

 

시동걸고 브레이크 밟으라니까 마눌년 0_0? 하는 표정으로 

 

"브레이크가 어느 쪽이야?"

 

아오 ㅅ발아 왼쪽거. 왼쪽.

 

마눌년이 좀 어리버리한데

 

또 물어보는걸 죽기보다 싫어하는 성격이라 안 알려주면 혼자서 아는 척 하다가 사고 잘 냄.

 

존나 짜증나도 일일이 다 가르쳐 줘야됨.

 

브레이크 밟았냐니까 고개 끄덕이더라.

 

기어 드라이브로 넣으라고 하니까 자기도 안다면서 기어 내리는데 그 순간 차가 움찔움찔 앞으로 기어 나감. 

 

아파트 주차장이 좁아서 앞 차량 여유 공간이 얼마 없는데 차가 앞으로 살살 나가니까 존나 놀라잖아.

 

브레이크 밟으라고 소리쳤는데, 마눌년 밟으라는 브레이크는 안밟고 허둥지둥함.

 

"브레이크 밟으라고!"

 

그나마 거북이처럼 전진하던 자동차는 갑자기 급가속하며 그대로 앞에 주차된 벨로스터의 후미에 쳐박음.

 

미처 뭐라고 할 사이도 없이 이 미친 브레이크를 밟으랬더니 악셀을 밟고 있어.

 

책상 서랍에 넣어 둔 혈압약 생각이 간절해지는 순간이었다.

 

진짜 짜증나는 상황이지만, 짜증 냈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질 것을 아니까

 

나는 존나 보살이 된 기분으로

 

"브레이크 밟으랬잖아..."하고 말했더니

 

자기는 끝까지 밟았다고 하는거임.

 

마친 브레이크를 밟는데 차가 왜 앞으로 나가냐?

 

미친. 페달이 수십개도 아니고 왼쪽 브레이크, 오른쪽 악셀 딱 두개가 끝인데 왼쪽을 못밟음?

 

아니나 다를까 마눌년 브레이크가 아닌 풋레스트 브래이조를 밟은 것이었다.

 

주행용 풋브레이크가 아니라 흔히 수동의 클러치 자리에 있는 풋파킹 브레이크를 밟으니 차가 앞으로 나가지.

 

아오! 진짜! 진짜 마누라만 아니었어도 죽빵 날아가고도 남을 상황에서 간신히 참고 차에서 내림.

 

어떻게 차를 렌트한 지 1시간도 지나질 않았는데 개박살을 내놓을 수가 있지?

 

그것도 시동을 걸자 마자.

 

평소에 나만 운전을 하니 운전자 보험도 안들어 놓은 상태였는데 꼭 뭔가 불길하다 싶으면 항상 사고를 쳐요. 아오...

 

그래도 이번엔 내가 옆에 앉아있었으니 내가 운전한 걸로 치면 되지만 중요한건 X발. 벤츠를 쳐박은거임...

 

"아니ㅡㅡ 오빠가 왼쪽거 밟으래서 왼쪽걸 밟았는데. 차가 좀 이상해."

 

딱 저 말 듣는데 머릿속에

 

"손절"

 

이라는 단어가 스쳐지나감.

 

이 년을 정녕 40년간 데리고 살아야 되나?

 

그 전에 암 걸려 죽는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 와중에 상황 파악 못하고 자긴 택시타고 파자마 파티 간단다.

 

그 소리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고함을 빼애애애애애애액 지름.

 

진짜 신혼 4년 하면서 이만큼 폭발한 적은 처음이었음.

 

니거 쳐박은 차가 얼마인 줄 알고 그런 소리를 하냐고.

 

"왜 나한테 그러는데? 차가 이상하다니까!

 

오빠가 말한대로 브레이크 밟았는데 차가 앞으로 나가는걸 나보고 어쩌라고?

 

맨날 오빠는 내 탓만 하고 내가 오빠는 맨날 밖에 돌아다니니까 나도 차 좀 타고 밖에 나가서 사람들 좀 만나려고 하는데!"

 

혼자 들숨 날숨 국민체조 심호흡을 하던 마눌년이 눈물샘에서 눈물을 억지로 한 방울 쥐어짜냄.

 

차도 지가 빌렸고 차도 지가 쳐박았고 그 짬처리는 나한테 다 미뤄놓고 목에 핏줄까지 세워가며

 

아파트 주민들 다 들으라고 소리치던 마눌년은 기어코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 주저앉아 대성통곡함.

 

울지 말라고 일으켜 세우는데 이 년이 청개구리의 유전자가 있는지 아주 그냥 온 동네에 광역 방송을 하더라.

 

그 순간 2년 전 장모님 생신 때 있었던 일이 떠올라

 

이건 백프로 일주일 짜리라고 확신했다.

 

여기서는 뭘 어떻게 해 줘도 안 된다.

 

달래면 달랜다고 울고, 내버려두면 무시한다고 울고.

 

그냥 옆에 서서 다 쳐 울때까지 기다렸다가 지가 원하는대로 그냥 다 들어줘야 되는거다.

 

아따아따 단비가 서른 먹으면 딱 이 모습이 분명할 듯.

 

그래도 연중 행사처럼 일 년에 한번씩은 꼭 이렇게 지랄발광을 해 둔 덕에 이미 내성이 생긴 나는, 마눌년 뭘 사 줘야 화가 풀리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렌트 수리비까지 겹치면 몇 개월간 무급으로 일 해야 할 위기였지만 한참 울어재끼더니 슥 일어나서 집에 간단다.

 

평소보다 쿨다운이 좀 빠르네 하고 생각하고 그래 집에 들어가 있으면 오빠가 다 해결하겠다고 하니까

 

눈을 부릅 뜨면서 그 집이 아니란다.

 

아니 그럼 여기가 우리 집이지 어디가 우리 집이냐고 묻는 나를

 

기어코 뿌리친 마눌년은 결국 그 날 저녁에 친정으로 올라감.

 

"김 서방. 혜선이 또 울렸나?"

 

존나 씻팔 뭐만 했다 하면 친정에 쪼르르 달려가서 고자질 하는 마눌년 때문에 나는 반 년에 한번 씩 처갓집 가서 석고대죄를 하곤 했다.

 

자네가 책임지기로 했으면 책임을 져야할 것이 아닌가?

 

우리 혜선이가 아직 어려서 실수를 할 수도 있는 건데 남자답게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줄 수는 없는건가?

 

어리긴 개뿔

 

벌써 상장 폐지인데 나이 서른 하나가 어리면 장모님은 곧 시집갈 나이입니까?

 

그러나 그런 소리를 할 만큼 나는 정신이 나간놈은 아니었기에 그저 무릎을 꿇고 앉아 "죄송합니다" 하고 고개를 꾸벅꾸벅 숙였다.

 

장모 왈

 

"그깟 돈 때문에 우리 혜선이 너무 구박하고 그러지 말게.

 

아직 우리 혜선이 정도면 만나겠다는 남자가 줄을 설텐데.

 

어디서 그런 자신감으로 남의 귀한 딸을 울려.

 

내가 내겠네. 얼마야?  

 

혜선이 말 들어보니까 아파트에서 앞에 주차된 차량 살짝 박았다던데 간단하게 끝날 문제 아닌가?

 

카센터가서 수리하고 이런 일로 다시는 우리 혜선이 울리지 말았으면 좋겠네."

 

뭐? 살짝 박아?

 

벨로스터는 뒷 범퍼 개박살을 내놓고 벤츠는 보닛이 쯔그러질 정도로 부딪혀놓고 당장 거기에 사람이 안타고 있어서 망정이지.

 

살짝 마눌년을 바라보니 눈 시뻘개져서 고개 푹 숙이고 있는데 진짜 귓방망이를 후려갈기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장모가 만원짜리 열 장 주면서 차 고리차고 했는데 그냥 안 받음.

 

10만원으로 세단 앞대가리에 달린 독수리 장식도 못사요 ㅅ발 진짜.

 

부들거리는 손으로 마눌년 손 잡고 07년식 투싼 조수석에 구겨넣은 다음에 담배 한 대 물고 생각해보니까 어차피 사고는 이미 났고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서 짜증을 내봐야 뭐가 남겠냐 하는 생각이 들더라.

 

솔직히 마눌년 멍청해서 그렇지 나쁜년은 아니라서 하루종일 울었다고 생각하니 조금 미안하기도 하고..

 

X발 까짓것 주식 하다 날렸다고 생각하고 걍 쿨하게 넘어가기로 마음 먹음.

 

이러나 저러나 내 마눌이고 나 없으면 신발끈도 혼자 못 묶는 빠가같은 년인데 어쩌겠냐.

 

장모 말대로 어리긴 어림.

 

정신상태가.

 

붉은 눈 핑구한테 사과함. 그냥 내가 미안하다고.

 

걍 X발 살다보면 다 그래.

 

미안 안해도 미안하다고 하고 다 그런거 아님?

 

다들 그렇게 사는거지.

 

그리고 그 날 밤에 친 화해의 의무 방어전으로 나는 손절할 기회를 영원히 잃어버림.

 

애 생겼거든 X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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